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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나쁜년이 되어라 - 돌로레스 클레이본 스티븐킹의 이야기는 항상 고립된 마을, 문명의 영향이 빨리 전파되지 않는 보수적인 곳, 또는 이번 '돌로레스클레이본' 처럼 외딴섬이 되겠다. 어리석은 인간들에게 고립은 생각을 잠식하고 실수를 유발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원인 아닌가. 그리고 막연한 공포를 주입시키기도 좋은 소재가 된다. 그리고 고립은 남몰래 어떤 일을 저지르기도 좋은 상황이다. 돌로레스의 이야기처럼. 소설 '돌로레스 클레이본'은 100년에 한 번 오는 개기일식을 기회로 남성이 지배하는 세상에 그늘을 드리운 용감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리고 이 작품은 꾀나 현실적이고 페미니즘 성향까지 보인다. 리틀톨 섬에서 벌어진 사고의 살해 용의자 돌로레스, 그녀가 말한다. 리틀톨이라는 외딴 섬마을에 한 여자가 심문을 받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간은 구원 받을 자격이 있는가 - 그린 마일 Green Mile 스티븐킹 작품 이야기에 빠져드는 재미에는 분명 다른 작품들과 다른 점이 있다. 시대적 배경을 꿰뚫는 메시지를 대중적인 소설 장르에 입히는 재주에 작가 특유의 섬세한 표현으로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 생생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전세대를 거친 대중성에 잘 녹아든 작가의 스타일과 기교는 스티븐킹이 가진 최고의 재능이 아닌가 생각한다. 새로 고른 그의 작품으로 이번엔 '그린마일'을 읽었는데, 그동안 읽은 그의 작품을 통틀어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살렘스롯'을 난 아직까지 최고로 꼽는데, '그린마일'은 재미와 메시지면에서 매우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콜드마운틴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이야기 1930년대 미국 불황기 시대에 꼼짝 앉고 직장에 눌러앉아 가족을 돌보는 ..
살고 싶다면 짐승열차에 탑승하라 - 아메리칸더트 American Dirt 멕시코인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멕시코 카르텔이 소재인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를 끈다. '아메리칸더트'는 한 여인이 8살짜리 아들과 함께 라 베스티아라 불리는 죽음의 열차를 타고 카르텔로부터 벗어나는 목숨을 건 탈출기를 그린다. 소설의 시작은 16명의 일가족과 친척들이 몰살된 현장에서 시작한다. 그곳에서 살아남은 여성 리디아와 그녀의 아들 루카는 욕조에 겨우 숨어 있어서 살게 되었는데, 그녀의 말로는 라 레추사(부엉이)로 불리는 로스 하르디네로스 카르텔의 소행이라 한다. 추측이 아닌 확신인 이유는 남편 세바스티안이 지역 카르텔에 대한 상세한 기사를 쓴 이후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실 그녀는 과거에 카르텔의 보스인 하비에르와 연인사이였던 적이 있었다. 당장 이나라를 떠나 미국으로 가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는 미..
사이코패스가 행복을 찾는 방법 - 완전한 행복 오랜만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이 작가의 작품만 따로 베스트 글을 쓸 정도로 거의 모든 작품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나온 '완전한 행복'은 살짝 궤도를 벗어났던 '진이,지니' 이후 다시 그녀만의 서늘한 분위기로 돌아와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정유정 소설 베스트 3 바로가기) 완전한 행복을 위한 완전한 살인 완전한 행복은 제목처럼 이상적인, 하지만 실현불가능한 '완전한' 행복을 추구하는 한 사람의 엽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첫장에는 오리를 삶고 뼈를 바르는 오리요리 과정이 유나의 행동을 통해 나오는데, '정유정'소설이라는 점을 상기해보면 이건 딱 사람 삶고 뼈바르는 내용이라는걸 바로 알 수 있겠다. 주인공 유나는 한차례 이혼을 했고, 재혼으로 다시 가정을 꾸리며 남편과..
사랑하는 사람이 남기고 간 소중한 선물 - 미 비포 유 me Before you 손이 잘 가지 않는 장르 중 하나가 로맨스 소설인데, 심지어 나는 영화를 먼저 알았고 결말까지 다 아는 상태에서 굳이 한번 읽어볼 마음이 든 건 정말 뜻밖이었다. '미 비포 유'는 영국출신의 조조 모예스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든 작품인데, 여느 로맨스 소설과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평범한 작품 같지만 사랑과 죽음을 동일선상에 두며 그 남자와 그 여자가 선택해야 할 일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하게 한다. 죽을병에 걸리거나 시한부 인생의 마지막 버킷리스트 같은 소재와는 사뭇 다르다. 돈 많은 남자와 철없는 여자의 만남? 이거 너무 뻔하잖아... 주인공 윌 트레이너는 상류 인생을 살아온 남자이고, 루 클라크는 시골마을에서 아무 꿈도 없이 살며 가족들 생계를 책임지는 그저 한없이 착한 여성이다. 윌은 교통사고를 당한..
당신의 짝을 찾아드립니다 - 더 원 The One 소설 '더원'은 DNA를 통해 완벽한 내 짝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통해 벌어지는 여러 인물들의 사건들 엮은 일종의 옴니버스 구조의 이야기이다. DNA매치 서비스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자신의 DNA와 완벽하게 매칭되는 상대방을 찾아주는 첨단 커플매칭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로 인해 사람들은 그동안 연애를 통해 겪어본 시행착오나 잘못된 만남, 이혼 등의 경험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고, 정말로 한눈에 반하는 경험을 하며 거의 종교적인 믿음처럼 이 매치의 결과를 신뢰하게 된다. 이 서비스에 의심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주변의 완벽한 커플들의 경험담을 듣고, 눈으로 직접 보면서 호기심에라도 이 서비스를 해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렇게 서비스에 발을 들인 5명의 인물들을 이야기가 순서대로 돌아가며 펼쳐진다. 맨디 - DN..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그런 사람이 되렴 - 펭귄을 부탁해 Away with the penguins 제목부터 미소가 절로 나오는 '펭귄을 부탁해'는 86세 스코틀랜드 할머니의 남극으로 향하는 무모한 도전 속에 사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따뜻한 행복찾기 소설이다. 전재산을 펭귄을 위해 쓰신다고요? 당신의 유일한 손자가 여기 있는데... 가족이 없이 홀로 늙어가고 있던 베로니카 할머니는 어느날 TV에서 소개하는 남극의 펭귄과 펭귄보호를 위한 이야기를 보고 한가지 결심을 하게 된다. 자신의 남은 재산을 바로 저 펭귄들을 위해 쓰기로! 그리고 바로 직접 남극의 펭귄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을 만나 그들에게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기로 결심한다. 남극을 간다고? 띠용~ 한편 실업급여를 받으며 살고있는 청년 패트릭은 친구의 자전거 가게에서 수리를 하며 근근히 지내는데, 어느날 자신이 그의 친할머니라며..
ET의 감수성이 완전히 살아났습니다 - 프로젝트 헤일메리 Project Hail Mary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읽은 후의 느낌은 간단한 몇마디로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영화로도 곧 만들어질 예정이라는데, 수많은 SF소설과 영화들 중에서 단 몇편만이(예를 들어 ET, 쥬라기공원, 스타워즈, 매트릭스 같은 작품들) 그 시대를 통틀어 대표할만한 획기적인 사건이 된 것을 생각해 볼 때,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드.디.어. 이런 작품들과 비견될, 큰 사건이 될 것 같은 그런 작품이라 생각한다. 영화 '마션'의 원작자인 SF소설가 앤디 위어는 '프로젝트 헤일메리'까지 총 세편의 SF작품을 선보였다. 난 '마션'을 처음 영화로 접하면서 S F영화에 이렇게 멋지게 리얼리티를 부여한 작품이 또 있을까 생각을 하면서 원작자를 찾아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는 물리학자인 아버지와 전기기술자인 어머니를 가..
나는 그게 강간인 줄 몰랐다 - 인투 더 워터 Into The Water 폴라 호킨스 작가의 소설 '인투 더 워터'는 과거 마녀재판에 사용된 드라우닝풀'이라는 물웅덩이를 소재로, 마을에서 연속해서 벌어지는 자살사건을 다룬 스릴러 소설이다. 전작 '걸 온 더 트레인'에서 선보인 그녀 특유의 짜임새 있는 구성을 이번에도 맛볼 수 있는데, 등장인물들 모두 1인칭 시점으로 사건을 바라보도록 만든 이야기 전개가 특이하다. 줄스라는 여성이 언니 넬의 사망 소식을 듣고 예전에 살던 부모님 집으로 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랫동안 언니와의 앙금으로 연락을 안 한 지 오래고, 사실 연락이 최근 수차례 왔으나 철저히 무시하고 지낸 상태였다. 언니와의 안 좋았던 과거의 기억이 올라오는 것 자체가 고통인 그녀는 할 수 없이 언니가 남긴 조카까지 돌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녀가 사는 마을 끝 ..
북극에서 벌어지는 처절한 생존기 - 얼어붙은 바다 The North Water '얼어붙은 바다'는 고래잡이가 성행했던 1800년대 말 즘을 배경으로 포경선 내에서 벌어지는 살인과 음모에 대한 스릴러 소설이다. 온전히 남자들만의 세계라고 할 수 있는 당시 고래잡이들의 거친 모습이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가 되었는데, 첫 장부터 더러운 오물 냄새가 풍기고 과격한 폭행과 살인, 오물보다 더 더러운 소년 성폭행 사건까지 보여주면서 독자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할 것을 경고하는 듯하다. 포경선 볼런티어 호는 선장 브라운리와 베테랑 선원들인 드랙스, 케번디시 등이 승선하고 있고, 새롭게 섬너라는 의사가 올라탄다. 이 곳에 정체모를 성폭행범이자 살인범인 함께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들의 포경 활동에 필요한 잡일들을 해주는 소년들이 함께한다. 이들은 그린란드 쪽 해협을 통해 북극해 부근까지 ..
너의 아들을 죽여라 - 스티븐 킹 소설 샤이닝 The Shining 이제는 고전 중의 고전이 되어버린 공포영화 '샤이닝'이지만 난 영화로 본 적이 없었다. 다만, 수많은 영화 랭킹 가십뉴스에서 항상 호러물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스탠리큐브릭의 작품 시놉시스 또한 많은 리뷰 영상을 통해 익히 들어 알고 있었기에 안봤지만 다 본 듯한 그런 작품이 되고 말았다. 스티븐킹의 소설 '샤이닝'은 다행히도 영화 샤이닝을 제대로 보지 않은 눈을 가졌기 때문에 편견없는 시각으로 소설을 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로 각색된 스티븐킹의 작품 중 본인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게 바로 '샤이닝'이란 얘기를 듣고 스탠리큐브릭의 시점이 원작자의 의도 중 어디서 틀어졌는지 찾아보고픈 흥미도 있었다. 산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오버룩 호텔은 소설의 주인공이자 그 자체로 하..
가장 아팠던 기억의 한 조각을 마주하며 - 워터댄서 Water Dancer 언더그라운드레일로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미국 흑인노예 시대에 지하노예해방운동 조직을 지칭하는 말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일제시대때 비밀독립운동활동을 한 단체들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타네히시 코츠의 장편소설 '워터댄서'는 언더그라운드레일로드의 소재에 공간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한 소년의 이야기를 접목하였고, 가족 공동체와 뿌리에 대한 이야기를 판타지 장르로 풀어냈다.기억의 힘으로 공간이동을 할 수 있는 흑인 소년주인공 하이람은 기억력이 아주 뛰어난 흑인소년이다. 부유층 백인 아빠와 흑인 노예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사랑의 결실이라기 보단 겁탈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튼 하이람은 똑똑한 기억력 덕분에 나름 능력 자랑을 하며 아빠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 결국 아빠는 그를 집으로 불..
유년시절의 트라우마, 영혼을 잠식한다 - 사일런트 페이션트 The Silent Patient 알렉스 마이클리디스의 심리 추리 소설 '사일런트 페이션트'는 근래 읽은 소설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작가의 데뷔소설치고는 정말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작품이고, 영화로도 제작이 될 예정이라 한다. (메간 엘리슨의 안나푸르나 픽쳐스와 브래드 피트의 플랜B 엔터테인먼트에서 소설 각색에 들어갔다고 한다) 아무튼, 이 작품은 여러 면에서 장점이 부각되는데, 우선 작가가 과거에 정신병동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꽤 사실적인 정신병원 배경을 창조하였다. 주인공 테오는 심리상담사인데 그의 심리치료나 환자를 대하는 접근 방법등은 작가의 경험에서 나온 디테일인 듯하다. 범인으로 지목된 여인의 일기 내용과 심리수사가 교차로 전개되어(언제나 책을 덮지 못하게 하는 고약한 스킬이다) 진실에 다가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보는 순간 죽게 되는 감각스릴러 - 버드박스 Bird Box 조시 맬러먼의 소설 '버드박스'는 최근 넷플릭스의 동명 영화로도 나왔는데, 원작을 찾아보는 호기심이 생겼다. 눈을 뜨면 죽는 아주 극한의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무척 궁금했고, 이런 스타일의 서스펜스 호러가 딱 내 취향에 맞길래 큰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참고로 넷플릭스 영화와 소설은 등장인물이나 내용 전개가 많이 다르다고 한다. 눈뜨면 죽어버리는 지옥같은 세상 첫 장은 한 여자가 마음을 다잡으며 두 아이에게 엄중한 경고를 하며 집밖을 나서는 것으로 시작한다. 도대제 왜 이 여성은 두 아이에게 절대 눈을 뜨지 말라고 하고, 본인도 두 눈을 가린 채 집을 나서는 걸까? 끔찍한 사건이 처음 벌어진 곳은 러시아였다. 평범한 사람이 살인을 하고 자살을 해버리는 사건. 이어 이와 비슷..
끔찍한 생체실험에서 탈출하라 - 스티븐킹 인스티튜트 The Institute 다시 스티븐 킹이다. 항상 첫 장부터 빠져들게 만드는 이야기꾼. 재미면에서는 신뢰를 하기 때문에 주저 없이 고른 것이 바로 '인스티튜트'이다. 스티븐 킹의 예전 작품과 근래 나온 작품들을 비교해보면 최근작들이 확실히 판타지 요소가 많이 가미된 것 같다. '잠자는 미녀들'이나 '부적' 도 뒤집힌 세계와 같은 소재를 다루고, '인스티튜트'는 염력과 텔레파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밀 실험이 주 내용이다. 뮤턴트나 로건, 메이즈러너 같은 영화가 금방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읽기 전부터 걱정했던 부분은 아이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잔인함의 수위가 분명 낮을 것이란 점이다. 소설에선 10살도 안된 아이들도 실험을 당하는데 그 끔찍한 실험을 낱낱이 묘사할 수 있을까, 그리고 복수는 어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