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야매 득도를 담은 이 책은 평소 내가 생각했던 많은 無의 메세지를 담고 있다. 특히 내 나이보다는 사회에 발을 들이기 직전의 대학생들, 취준생들에게 인생 설계의 방법을 알려준다.
제목만 봐도 요즘 트렌드에 따라 '열정'에 반기를 들며 마이웨이를 외치는 내용이란 것은 짐작 할 수 있다. 그리고 서점에서 책을 훑어보면 금방 읽을만한 분량이지만 굳이 이 책을 사 봤다.
300페이지가 채 안되는 짧은 에세이 안에서 내가 건진 몇가지 메세지가 있다. 내가 즐겨왔던 것들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 그리고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내 삶을 다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 '퇴근'이란 육체적으로 회사를 나옴으로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정신적으로 회사와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는 자유. 그런 자유를 느껴본 적은 아마 입사 이래 거의 없는 듯 하다. 그래서 난 익숙해진 이 노예 생활에 내 소중한 삶을 방치한 건 아닌지, 잠시나마 나를 돌아보는데 이 책은 도움이 많이 된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현실을 부정하거나 일탈을 꿈꾸는 것은 아니다. 분명 나도 현실감각이 있고, 이런 허세스러운 책에 휘둘릴 정도로 철이 없진 않다. 여기서 취할 만한 메세지만 골라 먹으면 그만이다.
자신의 치우침을 안다는 것은 균형을 잡는 첫걸음이다
요즘 칼퇴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나름 득도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놓은 족쇠를 인식하지 못하고 스스로 노예생활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분들 덕분에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하지 못하고, 그들은 스스로 만들어 놓은 기득권의 성공 공식을 파괴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한번도 놀아본 적이 없는 어른들은 새로운 놀이터가 눈앞에 펼쳐저도 외면하고 만다. 그리고 '그 나이에...'라는 공식 메뉴얼에 따라 인생을 따라 하는 것으로 위안 삼는다.
내 나이의 어른들은 스스로 '어른'이라는 타이틀에 갇혀 자신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실패란 있을 수 없으며, 있지도 않은 인생의 정답을 맞추려 발악을 하고 있다. 이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누구나 몸부림 쳐봤을 것이고 대부분 실패했으며, 결국 이 사회가 만들어놓은 '가정'과 '자본'의 덫에 걸려 허우적 대다 인생의 황금기를 덧없이 보내게 된다. 그리고 그 억울함과 분노는 과도한 교육열로 변형되어 자식들이 고스란히 물려받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오직 인간만이 현재 자신의 모습을 비관하여 자살을 택한다. 그렇기 때문에 환상의 모습에 현재의 모습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 환상을 버리고 현재의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해야 한단다. 난 그냥 이 정도인 사람이구나, 그런데 이것도 나쁘지 않네 하고 말이다.
이 책은 그저 '열심히' 사는 우리들에게 자신을 위한 삶을 생각하고, 균형을 맞추라 말한다. 물론 중간중간 헛소리가 끼어 있긴 하지만 300페이지 분량의 에세이란게 원래 그런 것 아닌가.
아마 어느 누구도 가족의 짐을 지고 무모한 도전을 하지 못할 것이다. 이건 분명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수반되어 있다. 우리에게 벼랑끝에서 날개를 펴고 뛰어내리면 결국 날 수 있다고 하지만, 반대로 날지 못하면 단번에 인생은 끝나는 것이다. 그게 문제다. 나 또한 이미 벼랑 끝에서서 겨우 버티는 꼴이지만 차마 뛰어내려보진 못하겠다. 하지만 확실한건 나의 행복과 이 거지같은 사회 속에서 버티기 위해 해야하는 임무, 이 둘의 균형을 잡는 것에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자기소개서에는 항상 하는 말이 빨리 판단하고 포기할 것은 빠르게 포기한다 였다. 이것이 지금으로서는 자소서에 넣기엔 의아한 면이 있다고들 하지만 실제로 난 그렇다. 아니다 싶은 것은 빨리 버리고 반대로 맞다고 생각되는(그것이 진짜 나를 재미있게 해주는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면)것은 꼭 취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영화와 여행은 내 영혼과도 같은 것인데 회사생활로 이것이 영향을 받는다면 '나'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란 생각을 종종한다. 작가가 깨달은 것 중 하나 공감가는게 있다.
이제야 알았다. 나는 일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싫은 거였다.
어쩌면 우리가 회사생활을 극도로 싫어하는 이유도 단순히 일을 늦게까지 하는 것 때문만이 아니라 결국 '돈'따위를 위해 자존심을 접고 영혼을 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깟 돈. 다들 부정하고 싶지만 우린 돈앞에 모든걸 바치고 있지 않은가.
근데 책을 다 읽고 드는 생각은 여전히... 인생 참 어렵다. 욕심을 줄이고, 인생을 반성하고, 자아를 되찾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데도 너무 어렵다.
우선 쉬운것부터 한번 실천을 해보려 한다. 뭐든 정답만 찾고 안전하게 걸어야 안심이 되는 인생 속에서 최소한 즐기는 것들에서는 내가 판단하고 내가 선택하고 내가 후회 하리라. 으레 찾는 맛집, 추천작 따위의 근본없는 정보는 앞으로 무시하고 인생의 불확실성이 주는 재미를 최소한 맛집과 영화, 여행에선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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