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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독서/소설

세대를 넘는 애틋한 사랑이야기 - 행복의 추구 The Pursuit of Happiness

행복의 추구'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 중 유일하게 2권짜리 장편 소설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진부함으로 인해 그동안 읽었던 그의 작품과는 다르게 파울로 코엘료식의 뻔한 교훈을 주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하며 미뤄왔던 작품이다.

 

2세대의 걸친 긴 이야기는 삶 속에서 행복이란 결국 용서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주인공 새러 스마이스의 순간의 만남과 선택의 조각조각들이 결국 한사람의 인생을 만들 뿐만 아니라 주변사람과의 연결고리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조각들 속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전체 퍼즐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인생을 이해할 수 없는게 인간의 한계라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런 인생이 불행한 것이 아니며 그 속에서 우린 행복을 찾아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소설에 나오는 이들은 한결같이 눈앞의 펼쳐지는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이다. 극도로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는가 하면 바닥끝까지 내려가는 경험 또한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누군가를 탓하고 증오한다. 하지만 그들의 슬픈 이야기는 그 다음 세대로 이어지며, 결국 용서로 인해 피어나는 결실이 다음 세대에게 행복으로 이어지고 또한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뭔지를 깨닫게 해준다.

 

징하게도 끊지 못하는 애절한 사랑의 인연으로 시작된 둘의 지독한 사랑이야기는 믿음과 배신으로 절대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으로 치닫지만, 결국 죽음과 시간이라는 묘약으로 정리가 된다.


행복의 추구는 더글라스 케네디 특유의 빠른 전개로 인해 역시나 한번 읽을 때 마다 긴 호흡이 필요하다.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이야기꾼으로부터 절절한 사랑이야기 뿐만 아니라 당시 미국의 사회상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이념 전쟁이 미국 사회도 겪었던 일이라는게 새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한동안 새러 스마이스의 인생 이야기가 나의 생활 많은 부분에 영향을 줄 것 같다. 좋게 또는 나쁘게.
이제 또 새로운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이 나오길 기대하며 기다릴 수 밖에 없겠다.